우리가 살아가면서 당면하는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겪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해나 이해 부족, 즉 상대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아닐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내가 살아가는 동안은 절대 무심해질수 없다. '내가 이만큼 내어줬으니 너는 나에게 이만큼 돌려줘야 해'라는 계산이 아니더라도 어느 순간 훅하고 들어올 때가 있다.

기대치가 큰 만큼 실망감도 큰 법. 주로 이렇게 서운한 일이 생기는 경우는 내가 마음을 준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잠시잠깐 스쳐지나가는 인연에는 내가 마음을 담아 준 것도 없고, 그 사람에게 기대도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예의만 지킨다면 보통의 관계에서는 문제가 없다.

남에게 줄 선물을 고를 때에도 그 사람의 선호가 아닌 내 선호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관심의 초점이 다르면 편향된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동일한 대상일지라도 해석 기준에 따라 달리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을 나누거나, 내가 마음을 열고 있는 사람에게는 잘해주고 싶은 마음과 관심 받고 싶은 마음에 겉으로는 아무 조건 없이 이해하고 참은 것 같은데 마음 깊이 들여다보면 사소한 대가라도 기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길 가다가 네 생각나서 샀어', '너랑 자주 먹었던 음식을 먹으니 네가 생각나서 연락했어'처럼 큰 선물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일상 속 표현에서도 상대에게 감동을 줄수 있다.

우리는 자신이 보거나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는 주변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면서 남들이 우리의 존재를 세심하게 인식하기를 기대한다. 누구나 무대의 주인공이길 바라지만 대부분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기대가 없으면 애정도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비단 연인관계뿐 아니라 우리가 만든 모든 인간관계에 해당하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부부관계에서도 마찬가지고 부모와 자식간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이라 하지만 '내가 당신을 위해, 내가 너희들을 위해 이만큼 노력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니'라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가지고 표현한다며 상처받고 실망하게 된다.

모든 사람들은 동일한 사건을 보더라도 각자의 지식, 경험, 의도, 태도에 의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일상생활에서 간과하기 쉬운 사례로 이해와 판단을 방해하고 그르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여행객이 낯선 곳을 방문했다가 현지 주민이 알려주는 방향을 찾는데 불편할 때가 많듯이 타인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 이해하려면 자신의 세밀하고 구체적인 면보다는 일반적이고 전체적인 특징에 관심을 두어야 하겠다.

자기중심적 편향에서 주의와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듯이 해석의 차이는 타인 입장이 되어 보기 전에는 그 관점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표정이나 몸짓, 관점의 상상에서 다소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최선책은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수 있도록 관계를 돈독히 맺는 것이다. 우리 감각은 한계가 있으므로 타인을 상상이 아닌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겸손함을 지녀야 할 것이다.

나는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친구들을 만나 소주한잔 하면서 정담을 나누며 회포를 풀거나 산과 오름을 올라 땀흘리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이유없이 느껴지는 허무한 느낌은 무엇때문인지 몰랐다.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된 것은 잠시잠깐의 스트레스는 날려보낼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요즘은 오히려 글을 쓰거나 이것 저것 찾아 공부하는데 몰두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어 한결 나았다.

이런 스트레스를 내 감정을 섞어 해석하지 말고 내가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를 그대로 바라보고, 그 원인이 된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참고 이해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내 자신이 가장 잘 할수 있는 일을 찾아 해보면 그 스트레스 또한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사실을 배워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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