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빼빼로 데이에는

김문석 수필가, 범죄심리사 - 남들 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 전하는 소중한 날 되었으면

2022-11-11     서귀포방송
김문석

언제 부터인가?

양력 11월11일은 우리사회에서 ‘빼빼로 데이’라고 불리어 지고 있다.

빼빼로 데이는 초콜릿 빼빼로 과자를 선물을 주고받는 기념일이 되었다.

11월11일에서 숫자 1이 네 개의 빼빼로를 세워 놓은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만들어진 기념일로 이 날은 젊은 층 연인들 사이에서 빼빼로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우리들 곁에 최대 규모의 데이 행사로 이어져 왔다.

확실히 10대들 사이에서는 봄 방학 기간에 있는 발렌타인 데이나 1학기 초에 있는 화이트 데이보다 이미 학급 친구들과 친한 인간관계를 형성한 상태에서 수능과 연말을 앞둔 빼빼로 데이를 더 중시하며 친구나 연인들과 빼빼로 선물을 나누는 친숙한 일상이 됐다.

이 때가 되면 가는 곳 마다 마트 앞에는 다양한 빼빼로들로 진열장에 가득 진열되어 지나가는 젊은 연인들의 발길을 멈춰세운다.

1년 기념일 중에

사탕과 초코렛을 선물하는 날도 있지만 11월 11일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빼빼로를 선물하는 날이 되었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을 낸다면 11월11일에 의미를 몸에 좋지않은 과자보다 우리 쌀을 이용해 차라리 떡가래를 선물하면 어떨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빼빼로 데이에 사랑하는 연인들로부터 빼빼로 선물을 받고 세상 다 얻은 것 같이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빼빼로 선물을 받아서 "좋겠네요" 라고 인사를 남기고 돌아서려는데 문뜩 집에 있는 집사람과 며느리, 딸, 손주 생각이 저절로 난다.

집으로 향하다 빼빼로 가게앞에서

나도 모르게 발길이 멈추어 서게 된다.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빼빼로 한통씩

사다 줄까.

상상을 해보니

그전에도 그랬듯이

그전에 남들 다 즐기는 빼빼로 데이에

집사람에게 빼빼로 선물이라 주었더니

우리 집사람은 몸에 좋지도 않은

"이런것 쓸데없이 왜 사왔냐고? "할 것 같지만

며느리와 딸, 손주를 생각해서 눈 딱감고 빼빼로 선물을 인원수별로 손에 사들고 집에가

"빼빼로 선물입니다!"라고 하자 아니나 다를까 내가 예상했던 대로 집사람은

뭐하러 빼빼로를 사왔냐고 한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기분은 좋아보였다

며느리와 딸은 감사하다는 말로 선물에 대한 화답을 해주었고 손주 다미는 웃음으로 화답해주었다.

언제부터 우리는

사랑을 선물과 기념물들로 전해야만 서로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된 걸까!

예전에는

식탁에 고기반찬을 자주 해먹지 못해도 구수한 된장 보글보글 끓여서 식구들이 함께 먹고,

옷은 위에서 부터 차례로 물려 입어도 사랑의 배고픔을 느끼지 못했었다.

지금은 생활 환경이

그 때에 비하면

부유한 삶과 나은 문화생활을

누리며 살아가지만

저마다 가슴들이 비었는지

이런 기념일에

뭔가 정표가 오고가야

서로간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일까

그 것이 연인사이든

심지어 부모 자식간에도

형식에 점차 끌려가고 있는 셈이 되어버렸다.

점점 나이가 들다보니

잠자는 자식의 얼굴을 보듬으며

물끄러미 내려다 보고

흩어진 머리칼을 쓸어올리는

부모의 정이 자식에게 느껴지지 않는데,

아무리 달디단 쵸콜릿이라 한들

그 허기진 사랑의 공백을 채울 수는 있는 걸까?

연인사이!

서로 사랑이 깊다면

남들 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형편에 맞게 전하면 이심전심 나누어지지는 않는 걸까!

세상이 삭막해져 가는 까닭이지 하면서도

서로간의 불신들로 안타까운 심정들이다.

사랑하는 어머님 곁에서 나 어릴적에는

풍족하지 못했어도

서로 정이 넘쳐나던 그때가 점점 그리워 지는 요즘이다.

한방에서 큰 이불 하나만 덮은채

옹기종기 모여서 자고,

밤이면 평상에 모여앉아

화롯불을 피우고 고구마랑, 밤을 구워

도란도란 나누어 먹던 때가...

그때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가족간에, 이웃간에 정겨움이 넘쳐났었는데...

요즘은 감사한 마음을,...

사랑하는 마음은 있는데 전하지 못하는

그런 시간의 연속이

서로를 고립시키는 지금의 현실이지 않을까

누군가는 상술이라고 하지만

2022년 임인년 빼빼로 데이에는

이런 날을 핑계로 나마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소중한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