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화백의 그림과 시 9] 별도봉에서

문상금 시인

2022-01-30     서귀포방송
우성

별도봉에서

                               문 상 금

제주의 그 유명한

폭풍의 언덕에 서서

바다를 본다

짙푸른 바다를 본다

 

생이란,

바다와도 같아

잔잔하다가도 끝내 격랑으로

몰아치는 곳

 

아아, 그 말미에

기어서라도 올라가 보는 곳

 

감히 자살터라고 말하지 말라

자살바위라고 부르지 말라

 

또다시 생의 불씨를

되살리는 곳

 

기어서 갔다가

걸어서 내려오는 곳

 

또다시 화폭에

폭풍 같은 바다를

휘몰아치게 하는

센 기운을 주는 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