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화백의 그림과 시 6] 태양과 노인

문상금 시인

2022-01-09     서귀포방송
우성

태양과 노인

 

                  문 상 금

 

이른 새벽,

아무도 걸어보지 않은

서귀포 바닷가에 서서

떠오르는 태양을 본다

 

이렇듯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것은

누군가 밤새도록 가슴속에 품었던 불씨들을

매일 세상으로 내보내기 때문일 것이다

 

원로화가의

마지막 격렬한

붓질 같은 것

 

이글거리는 태양의

광채 아래로

 

저기 저,

등 굽은 노인의 심장에 새겨지는

또 하나 태양의

동판화